그림 3.png



<그림>은 예성과 프레다의 취구를 좀 과장되게 그린 것이다. <그림>에서 b가 취구의 앞면, a가 취구의 뒷면이다. 예성과 프레다를 비교해 보면 예성은 앞면이 조금만 깎인 반면, 프레다는 예성에 비해서 앞면이 많이 깎여 있다. 반면 뒷면은 오히려 예성이 프레다보다 좀더 깎여 있는 편이다. 특히 예성은 저음부에서 뒷면이 압도적으로 많이 깎여 있다.

 

이러한 취구의 모양 중 어떤 것이 불기에 좋은 것인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다. 나는 이 문제 때문에 평택에 있는 예성의 팬플루트 공장을 직접 방문해 예성 사장님을 직접 대면하기까지 했는데 예성의 입장은 단호했다. 예성의 것이 맞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팬연합의 이성호 선생님의 견해는 정반대였다.

 

내가 보기에는 둘다 장단점이 있었다. 중저음부에서는 예성이, 중고음부에서는 프레다가 불기가 편했다. 저음부에서 프레다는 예성보다 입술을 많이 벌려서 날숨을 좀더 두툼하게 하지 않으면 소리가 잘 나지 않는다. 반면 예성은 중음부에서 불던 대로 그대로 불어도 저음이 쉽게 난다. 때문에 프레다가 예성에 비해서 날숨의 낭비가 더 심하다.

 

반면 예성은 프레다보다 기울기를 좀더 줘야 하는데 이런 문제 때문에 초보자들은 자칫 팬플루트를 기울기보다는 아랫입술을 말아 넣는 경우가 생기게 된다. 이로 인해 입술 모양이 나빠지게 될 수 있는데 이렇게 되면 두고두고 어려움을 겪게 된다. 때문에 나는 초보자에게는 예성의 방식보다는 프레다의 방식이 좋다고 권하고 싶다.

 

또한 평상시 연주에서 프레다가 예성보다 경사도를 덜 주고 편하게 세워서 불 수 있기 때문에 초보자들이 반음이나 밴딩을 할 때 음의 차이를 좀더 분명하고 쉽게 만들어낼 수 있다. 반면 예성은 이미 어느 정도 기울여서 불기 때문에 이미 기울여 있는 것에 더 기울기를 해서 반음을 만들어내려면 상당한 예민함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속주를 해내려면 예성이 훨씬 좋다. 왜냐하면 예성은 조금만 꺾기를 해도 음차이를 금방 만들어낼 수 있지만 프레다는 그보다 많이 꺾어야 하기 때문에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또한 프레다는 예성에 비해서 날숨의 낭비가 심하다. 예성은, 부는 방식만 제대로라면, 프레다보다 적은 호흡으로도 훨씬 소리를 길게 낼 수 있다. 특히 저음부에서 예성은 압도적으로 우세하다.

 

취구를 가만히 보면 프레다는 취구의 안쪽 면까지 깎은 흔적이 있다. 때문에 취구의 안쪽 면이 예성보다 덜 날카롭다. 이로 인해 프레다는 예성보다 갈대바람 소리가 덜하고 반면에 좀더 청명하다. 하지만 팬플루트 소리가 갈대바람 소리와 같다고, 그래서 불고 싶어 하는 거라면 프레다보다는 예성의 소리가 팬플루트 소리에 좀더 부합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프레다를 불려면 예성보다 호흡량이 더 좋아야 한다.

 

유럽쪽에서는 프레다가 전문가용이 아니라고 한다. 다조리 정도는 돼야하는데 다조리는 프레다와 같은 취구가 아니라 예성과 같은 취구의 형태를 갖고 있다고 한다. 예성 사장님의 말씀이다. 나는 다조리를 만져보지 못해서 알 수가 없다.


****************************************************

이 글을 옮기는 것은 허용될 수 있으나 반드시  <팬플루트 연합>의 출처를 밝혀야 한다출처를 밝히지 않고 글과 그림과 용어를 자기 것인 것마냥 도용하면, 최소한 도덕적 비난을 감수해야 한다.